6월 23일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오늘 제1복음에서 바오로 사도는 지금껏 사도직을 수행하며 겪어야 하였던
온갖 고초와 시련의 역사를 낱낱이 나열합니다. 그는 옥살이도 많이 하였
고, 서른 아홉 대의 매를 유다인들에게 무려 다섯 차례나 맞았습니다. 채찍
질은 물론 스테파노처럼 사람들이 던진 돌에 맞아 죽을 뻔한 적도 있었습니
다. 파선을 당하여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고, 광야의 맹수에게서 생명
의 위협을 느낀 적도 있었습니다. 그는 동족과 이민족의 시기와 질투 속에
늘 위태롭게 살았습니다. 말 그대로 “수고와 고생, 잦은 밤샘, 굶주림과 목
마름, 잦은 결식, 추위와 헐벗음”에 늘 시달려야 하였습니다.‘
이처럼 바오로 사도에게 선교는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일이나 다름없었습
니다. 좋을 것도 부러울 것도 하나 없어 보이는 이 수고로운 사업에 바오로
사도가 그토록 열정적이었고, 심지어 그것을 자랑으로 여길 수 있었던 이유
를 생각하여 봅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땅에 보물울 쌓지 말고,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땅에 쌓아 둔 보물은 영속성이 없는
불안한 재물이지만, 하늘에 쌓아 둔 보물은 누가 망가뜨리지도 못하고 훔쳐
갈 수도 없는 영원한 가치를 지닌 것들, 곧 선행과 희생, 그리고 복음 선포를
향한 열정과 노력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 영속성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
고 하늘에 보물을 쌓은 대표 인물입니다. 그의 마음은 언제나 하늘을 향하
였기에, 땅에서 겪어야 하였던 온갖 고초와 위험도 참아 내고 기뻐할 줄 알
았으며, 구원 소식을 전하는 험난한 길에 늘 앞장설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의 보물은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라고 말씀하십
니다. 지금 우리 마음은 어디에 있고, 우리의 보물 쌓기는 어디에서 이루어
지고 있습니까?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불안한 재물을 땅에 쌓아 두려는 노
력보다는, 영원히 축나지 않는 진정한 재물을 하늘에 쌓는 노력을 더 기울
여야 하겠습니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